봄을 시샘하듯 찬바람이 여민 옷깃을 헤집고 들어옵니다.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계절이지요.
그래도 자연의 섭리는 뒤바뀌지 않습니다.
남쪽의 양지녘에는 노란 꽃잎 몇장을 펼쳐든 복수초가 이미 노랗게 피어났습니다.
청계산 자락에는 맛있게 음식을 차려내는 곳이 많습니다.
추운날 산에 올랐다가 영양 돌솥밥으로 온기를 회복합니다.
밥이 나오기 전에 여러가지 차림들이 먼저 나옵니다.
잡채, 고구마 튀김, 야채 샐러드가 참 깔끔하고 정갈합니다.
색깔이 고운 전입니다. 빨간색은 비트의 빛깔로 보입니다.
간이 잘 맞게 버무려진 잡채도 나옵니다.
보기보다 맛이 있는 야채 샐러드입니다.
조금 달달한 맛이 나면서도 지나치지 않아, 고추장 맛과 어울립니다.
소라살이 맛을 더해 줍니다.
고구마 튀김입니다. 튀김은 한번 튀기면 바삭한 맛이 덜합니다.
바삭바삭한 느낌과 고구마의 뭉근한 맛이 그런대로 좋습니다.
영양 돌솥밥입니다. 밥을 퍼서 먹고, 돌솥에 물을 넣어두면 누름밥이 됩니다.
어려서 무쇠솥에 밥하면 누름밥이 참 맛있었습니다. 숭늉도 구스름합니다.
된장입니다. 된장찌게는 그렇게 맛있다는 느낌이 덜합니다.
그래도 추운날에는 뜨겁게 끓는 된장에 밥을 먹으면 속이 편안합니다.
음식점의 냄새와 연기를 없애주는 연기 냄새 제거장치를 제조하여 음식점에 적용하는 일을 하면서, 비싸지 않고 맛난 밥집을 발견하면 가끔 들러서 식사를 합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자기를 느끼고 삶을 마주하는 시간이지요.